안녕하세요 ^^
지난 몇 년간, 수입 브랜드들의 SUV 모델의 경쟁이 급속도로 치열해졌습니다. 실용적인 컴팩트 모델부터 왠만한 대형세단 못지 않은 럭셔리 모델, 그리고 고성능 모델까지 종류가 다양한데요. 한국 시장에서도 출시한 SUV 모델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브랜드와 모델별로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아이덴티티를 내세우며 그 인기를 실감시켰습니다.
그 많은 브랜드와 모델 중, 밤새 고민을 하다, 랜드로버의 2016년식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시승했습니다. 조만간 재규어/랜드로버 전국 시승행사가 있는데, 사진 촬영도 하기 힘들 수준이 예상 되어, 일찍이 평일에 다녀왔습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프리랜더2'의 후속입니다. 한국에서는 작년 서울모터쇼에서의 공개 이후 판매가 시작되었고 당시에는 '2.2리터 엔진'을 장착했는데, 이 번에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새로운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장착한 2016년식 모델이 출시되었습니다.
외관 디자인에 대한 첫 인상은 좋았습니다. 전체적인 차량의 디자인이나 형태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프리랜더'가 적절하게 섞인 듯 했습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처음 공개가 되었을 때, 사진으로 봤을 때 이보크와도 많이 닮은 듯 했습니다. 엄연히, 이보크에 적용된 새로운 패밀리룩이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도 적용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두 차량을 실물로 한 장소에서 같이 비교해보니, 이보크는 쿠페 스타일에 디자인도 공격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한 반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디자인은 이보크에 비해서 온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즉 비슷하면서도 디자인 면에서 이는 '디스커버리 스포츠'만의 특징이자, 두 모델 간의 차이점 입니다.
프론트 그릴 위, 전방 보닛에 부착된 'DISCOVERY'라는 모델명 로고는, 다른 랜드로버 모델들과의 공통점이자 특징이지만, 언제나 봐도 독특합니다. 없어도 충분히 멀리서도 랜드로버 모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뚜렷하고 크게 적힌 모델명은, '디스커버리 스포츠'라는 모델명을 확실하게 말해주는 듯 합니다.
전조등과 후미등의 라이트 디자인을 잘 살펴보면, 다소 특이한 원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랜드로버의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했지만, 같은 패밀리룩의 랜드로버 모델들과 비교하면 조금은 독특한 디자인입니다. 휠은 19인치 9스포크 디자인이며, 엔트리 모델에는 18인치 휠이 적용됩니다. 휠 디자인은 카탈로그에 나온 차량보다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 있습니다만, 추후에 국내에도 제공되길 바랍니다.
모델 명이 '디스커버리 스포츠'. '디스커버리4' 모델의 '디스커버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전에 많은 분들이 알고 있던 기존 '디스커버리'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디스커버리' 특유의 두툼한 C필러 디자인을 제외하고는,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디스커버리4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쩌면 현재의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디자인이 차세대 디스커버리 모델에 부분적용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16년식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9단 변속기와 재규어/랜드로버의 신형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의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디젤 엔진이며 연비는 리터 당 12.0km(3등급)으로, 수치상으로는 아우디 Q5나 벤츠 GLC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최근 국산차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는, 스타트/스톱. 주로 차량이 많은 도심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 소모를 최소화 해, 연료 절감에도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타트/스톱이 작동하고 나서 이후 차량이 다시 출발할 때 인데,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엔진을 작동시키며 바로 자연스럽게 주행 할 수 있게 해 이질감 역시 최소화 했습니다.
제로백은 8.9초로 뛰어난 수치는 아니지만, 시속 40km 이상의 속도에서의 가속을 해보니 시속 80km를 넘어 100km까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고, 큰 무리 없이 도달했습니다. 굳이 스포츠 모드를 작동하지 않아도 될 듯 했습니다.
거친 노면 상태의 도로를 만나거나 과속 방지턱 등의 요철에 충격이 가해져 차량이 흔들리더라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신속하게 다시 제 자세를 되찾는게 느껴졌습니다. 거친 노면에서는 서스펜션이 다소 단단하게 반응하는 듯 했지만, 그 외에는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달려나갔습니다. 시승 하는 동안에도 시속 7~80km의 속도를 유지했고,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안정적이었습니다.
터레인 리스폰스 장비로 여러 가지 주행 모드를 작동시켜 봤습니다. 여러 가지 지형 모드에 따라 엔진 성능이나 서스펜션, 승차감 등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물론, '온로드' 보다는 '오프로드'가 훨씬 더 적합한 장비이지만, 시험 삼아 '모래 모드'로 모드를 변경하고 주행을 하자 엔진 성능이 '일반 모드'보다 확연하게 느려졌고, 모드 별로 확실한 성능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 판매 모델에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사양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HUD'와 같은 첨단 장비들이 경쟁사에서도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고 특징이 뚜렷한 장비인데, 엔트리 모델일 수록 더더욱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등을 이유로 적용하지 않은 듯 합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에 대한 온라인 기사의 댓글 등에서 '실내 디자인'에 관한 언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랜드로버 모델들과는 달리, 다소 심플한 듯한 실내 디자인의 첫 인상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실내를 살펴보니, 가장 눈에 띄는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다른 랜드로버 모델들 뿐만 아니라 동급 모델들에 비해, (개인 취향이겠지만)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간결했지만 반대로는 다소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흔히 랜드로버 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레인지로버'와 같은 상급 모델들에 비해, 엔트리 모델에 대한 '절제'가 이루어진 것이고, 이는 당연한 부분이겠지만, 너무 무난하고 간결했던 탓인지 개성이 있다거나 매력적이다라고 얘기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살펴 본 내장재들의 고급스러움과 높은 완성도의 마감 수준을 보면, 언제 아쉬웠냐는 듯, 인테리어를 다시 보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직관성입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동일한 멀티미디어를 사용합니다. BMW나 벤츠, 아우디와 같은 독일차들은 여전히 터치스크린 대신 컨트롤러와 터치패드를 제공하는데, 정교하더라도 '터치스크린'만큼의 직관성과 활용도 등을 보여주지 못하는게 단점입니다. 반면, 랜드로버는 8인치 터치스크린 방식에, 추가적으로 네비게이션도 국산 '지니 맵'을 적용하여 장비의 활용도와 접근성 등을 높였습니다.
SUV의 본질이자 핵심은 오프로드 주행이지만, '얼마나 편안하고 실용적인가'에 대한 부분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휠 베이스는 4,599mm로, 동급인 BMW X3(4,646mm)과 아우디 Q5(4,629mm)보다 짧은 수치이지만, 뒷좌석 무릎 공간은 적당하고 넉넉한 것을 넘어섰고, 헤드룸 공간도 주먹 두 개는 충분히 들어갔습니다.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도 손 쉽게 조절 가능했습니다.
한국형은 해외와 달리, 5인승 모델만 판매되고 3열 시트가 장착된 7인승은 판매되지 않습니다. 원인을 묻자 바로 규제 때문이라는데, 무릎 공간이 국내 규제를 충족 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설령 규제에 충족 되었더라도, 기존에 디스커버리4 모델이 7인승으로 판매중이고, 국내 시장에서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같은 수입 중형 SUV들 중에서 5인승 모델의 수가 압도적이다라는 점을 들어보면, 7인승 모델 출시의 필요성은 낮을 것 같습니다.
뒷좌석 시트는 60:40으로 폴딩이 가능했는데, 트렁크 우측 상단부에 위치한 버튼으로 간단하게 접을 수 있었고, 접고 나니 트렁크 공간 역시 광활해집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안락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실용적인 편의 기능들이 특징이었습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두 가지 트림 모델이 있습니다. 기본형 'SE' 모델과 고급형인 'HSE 럭셔리' 모델인데, 시승차와 전시차 둘 다 'HSE 럭셔리' 모델이었습니다. 편의 사양 등의 모델 별 차이도 있지만, 럭셔리 모델에만 제공되는 브라운과 오렌지가 적절하게 섞인 'Tan'이라 불리는 인테리어 색상이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랜드로버 측에서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조합 중 하나가 '백색' 외장 컬러와 'Tan' 인테리어 컬러 조합이라고 합니다. 기본형과 럭셔리의 가격 차이는 정확히 7백 만원입니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매력적이었던 'Tan' 인테리어 색상이 럭셔리에 제공되고, 뒷좌석 열선과 메모리 기능, 메리디안 오디오 등의 여러 편의 사양들이 추가 적용된다는 점을 들어보면, 한 번 쯤은 고려 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전시장 내에는, 차량의 실제 페인트가 도포된 컬러 샘플과 가죽, 우드와 같은 실내 내장재 샘플도 배치되어 있어, 한 번에 다양한 색상과 사양을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주문할 수 있는 색상이 다양하고, 재고차량도 색상 별로 거의 다 있다고 하니, 차량 주문 시에 그 만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을 것 같습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스포츠'라는 단어의 뜻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성능 중심의 의미'보다는, 스포츠라는 '단어 자체의 익숙함'에 비유하여,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부담 없이 느낄 수 있는 실용성과 안락함에 중점을 두고 강조했다는게 결론입니다.
이 차가 랜드로버 라인업에서 엔트리 모델이라고 해서 크게 뒤쳐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엔트리 모델들 중에서 결코 접하기 쉽지 않은 높은 완성도까지 보여줬습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프리랜더2'의 후속이라는 느낌이 가장 많이 앞섰고 디스커버리4보다 크기는 작지만, 큰크기의 디스커버리4 부럽지 않은 실용성과 안락함을 보여줬습니다. 디스커버리4의 큰 덩치가 부담스럽거나 이보크의 쿠페 스타일이 애매했다면, 어쩌면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이에 맞는 차선책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끝 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그램 @seunghyunyumr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지만, 감성품질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아쉬웠어요.
말씀처럼 SPORT라는게 랜드로버 브랜드에서는 LIGHT 맥주처럼 가볍게 즐기라는 뜻으로 해석되더군요.
어쩄든, 레인지로버만 내놓던 과거를 뒤로 하고 다양한 모델들을 소개하는 현재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시승기 잘 보았습니다.